2023년 회고
2023년에 대한 간단한 회고와 2024년 목표
건강 또 건강
2023년에 가장 많이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건강이 아니었을까 싶다. 집 근처에서 원래 다니던 헬스장 회원권이 끝나고 회사 근처에서 크로스핏을 시작했는데 몇 주 안 지나고 어깨가 빠져버렸다. 지금까지 한 다섯 번 정도 빠진 것 같은데, 몇몇 사람들은 빠진 어깨를 자기가 직접 끼워 넣을 수 있는 것 같지만 나는 그렇지는 않았다. 매번 응급실을 가야했고, 그마저도 잘 안 들어가서 수면마취까지 해야 했다. 특히 몇 년 전에 암벽등반 하다가 빠졌을 때에는 빠진 어깨를 부여잡고 산을 걸어 내려가서 응급실에 갔었다. 수술 얘기는 세 번째쯤 빠졌을 때부터 들었던 것 같은데, 계속 미루다가 이 과정을 몇 번 겪다 보니 이제 지긋지긋해져서 수술하기로 했다. 수술은 3월 말에 받았는데 아직도 잘 안 움직이는 듯한 불편한 느낌이 있다. 또 이것 때문에 반대쪽 어깨에 과부하가 왔는지, 여기도 계속 불편함이 느껴지는 상태다.
최근에는 어깨 말고도 무릎이나 허리, 손목에도 통증이 좀 있는데, 아마 어깨 수술을 하고 난 뒤로는 근력 운동을 거의 안 하고 있고, 결과적으로 근육이 빠지면서 원래 안 좋던 자세를 지지를 못 해주는 상태가 되어 그런 것 같다. 어떤 책에서 정형외과의 발전이 더딘 이유가 아프거나 좀 불편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더라. 좀 불편한 느낌은 있긴 한데, 연말에 건강 검진을 받았을 때 내장에는 이상이 없었으니 이것도 나름 다행이라면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. 그래도 이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니 어떻게든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. 어쨌든 2024년에는 재활 잘해서 얼른 다시 운동하고 싶다.
취미 생활
독서
출퇴근 길에 이북 리더기 + 밀리의 서재로 책을 꾸준히 읽고 있다. 어깨 수술하면서는 한동안 책도 안 읽었던 것 같은데, 그래도 30권 정도 읽었다. 인상 깊었던 책을 몇 권만 꼽아보자면,
- 내일 또 내일 또 내일, 가브리엘 제빈
- 소송, 프란츠 카프카
- 연금술사, 파울로 코엘료
- 모비딕, 허먼 멜빌
아무래도 작은 화면으로 읽다 보니까 좀 두꺼운 비문학이나 기술 서적은 읽기 어려웠다. 2024년에는 기술 서적을 꾸준히 읽어보려 한다.
음악
스포티파이에 따르면 30대에 접어들면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는다고 하더라. 확실히 회사에 다니니까 새로운 음악을 듣기 쉽지 않아지는 것 같다. 업무 시간에 듣자니 일에 집중이 안 되고, 퇴근하고 듣는 것도 쉽지 않다. 몇 안 되는 2023년 앨범 중에 그래도 인상 깊었던 앨범도 몇 개 뽑아보면
- Javelin, Sufjan Stevens
- 경치, 경치
- Canto Ostinato, Erik Hall
- The Lovelist Time, Carly Rae Jepsen
정도 있는 것 같다.
게임
드디어 새 데스크톱을 샀다. 보급형에 가까운 스펙이지만 아마 인생에서 가져본 컴퓨터 중에 가장 최신에 가까운 상태일 것 같다. 내 돈으로 샀는데, 뭔가 대단한 성취를 이룬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.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게임이나 최신 게임들을 조금씩 즐기고 있다.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여가 시간의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한 것 같기도 하다.
커리어
21년부터 시작했던 대체복무가 끝이 났다. 이제 직업 선택의 자유가 생겼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, 또 막상 자유로워지니 수능 끝난 고3처럼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이다. 일단은 다니던 회사에 조금 더 있을 것 같고 그 이후는 차차 고민해 보려 한다. 아직 회사에서 하고 싶은 것도 남아 있고… 이 얘기를 지인에게 했더니 그건 퇴사 전날까지도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. 어쨌든 좀 더 생각이 필요하다.
면접이나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,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. 그래도 회사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적어도 “남들이 바라보는 나”는 어떤지는 가늠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같은데, 생각보다 “내가 생각했던 나”와 괴리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라. 그리고 또 일을 하다 보니 내가 회사에서 원하는 것들도 몇 가지 생겨나는 것 같다. 이런 것들을 되짚어 보면서 뭘 하고 싶은지 숙고해보려 한다.
회사
ML 플랫폼 개발에 가까운 일들을 진행하다가 요즘은 일반적인 백엔드 엔지니어에 가까운 업무들도 조금씩 하고 있다. 새로운 일을 하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주변의 좀 오래된 개발자분께 너무 많은 질문을 하는 것 같기도 해서 미안한 느낌도 든다. 적절한 질문의 시점이 정말 어려운 것 같은데, 컨텍스트가 없는 상황에서 혼자 찾아보면 공부는 되겠지만 딜레이가 많이 생기고 물어봐서 해결하면 다른 사람에게 인터럽트를 일으키니, 이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. 그래도 예전 같으면 질문 없이 혼자 낑낑댔을 것 같은데, 적당히 찾아보고 물어보는 스킬이 늘어나기도 했다.
생산성
상술한 어깨 수술 등을 겪으면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기간이 조금 있었다. 컨텍스트 스위칭이 좀 자주 있기도 했고… 그래서 생산성에 대해 꽤 많이 고민하고 있다. 원래는 노트북을 열어놓고 외장 모니터를 썼는데 클램쉘로 모니터만 쓰는 것으로 바꿨고, 이 외에도 옵시디언으로 기록을 남겨본다거나, 뽀모도로 타이머를 써본다거나, 타임 박싱 등의 방법을 써본다거나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최적의 상태는 아닌 것 같다.
2024년 목표
간단하게 2024년의 목표도 몇 가지 정리해보려 한다.
- 대학 졸업
이제 정말 때가 왔다.
- 건강
건강을 좀 챙겨보려 한다. 특히 근골격계
- 독서
기술 서적을 좀 읽어야지.
- 사이드 프로젝트(앱개발)
예전에 조금 진행하다가 던져 두었는데, 디자인이 쉽지 않다. 요즘 워낙 세련된 앱들이 많아서 그런가 내가 만든건 뭔가 엉성하더라. 좀 더 연습해봐야겠다.
- 블로그
디자인도 바꾼 김에 좀 더 자주 써보려 한다.